한자로는 迦陵頻伽라고 쓰는데, 산스크리트로 ‘칼라빈카( Kalavinka)’의 음사(音寫)이다. 《아미타경(阿彌陀經)》 《정토만다라(淨土曼茶羅)》 등에 따르면 극락정토의 설산(雪山)에 살며, 머리와 상반신은 사람의 모양이고, 하반신과 날개·발·꼬리는 새의 모습을 하고 있다.
아름다운 목소리로 울며, 춤을 잘 춘다고 하여 호성조(好聲鳥)·묘음조(妙音鳥)·미음조(美音鳥)·선조(仙鳥) 등의 별명이 있다. 이 새의 무늬를 조각한 불교가 성행했던 통일신라 시대의 수막새 기와들과 구리거울이 지금도 전해 오고 있으며, 고려 초기에 만들어진 연곡사북부도(국보 54)와 연곡사동부도(국보 53)의 상대석(上臺石) 안상(眼象) 안에 각각 이 새가 새겨져 있다.
문경의 봉암사에 가서 처음 봤습니다. 지난해 초여름의 일인데요, 운 좋게 개인적으로 봉암사에 들어가서 경내를 돌아보다 보니, 지증대사 적조탑이란 것이 있었습니다. 높이 3.41미터로 그리 높지 않은 이 탑은 보물 137호로 지정되어 있는데, 봉암사를 창건한 지증대사의 사리탑이라고 합니다. 이 탑의 상단 괴임대 8면에 각각 날개를 펼친 가릉빈가가 악기를 연주하고 있는 모습이 새겨져 있었습니다. 다리와 날개의 표현이 섬세하고, 자세는 유연합니다.